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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있을때 잘해

큰 삼촌이 돌아가신지 일주일이 되어간다.
할머니는 당분간 우리집에서 모실 예정이다.

아들을 잃은 마음은 누구보다 아프고 힘드실텐데, 조용히 눈물을 훔치다 남은 자식을 위해서 그러신지 잘 견디고 계신다.

오늘은 엄마와 이모가 삼촌 짐을 정리하고 오셨다는데.... 몇 십년전부터 쓰던 일기장을 발견하셨다. 제일 궁금했던 최근 2015년, 2016년 일기장은 없었다. 2014년도 일기를 보기 시작하면서.. 말 할 수 없이 눈물이 나왔다.

술중독으로 가족들에게 매번 미움을 받았지만, 삼촌 일기 장의 내용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 술을 마시면서도 후회하고 계셨지만, 다들 외면했기에 다시 선택해야만했던 술..... 괴로움을 함께 나누지 못한거 같아 가족 모두가 후회스럽다. 일기 내용안에는 우리아빠(김서방)이야기가 많았다. 삼촌이 우리 아빠를 많이 좋아하고 계셨다. 우리 엄마를 부를 때 마다 소영 애매라고 적혀있었고.. 태훈이 심장수술을 할 때에는 많이 걱정 하셨다.

누가 우리 삼촌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술이였을까?.....

작은삼촌도 요즘 많이 괴로우신지 그 지겹다는 술을 드시고는 울면 우리엄마에게 전화한다고 한다. "누나.. 누나는 절때 아프면 안돼..." 라는 말을 반복하시면서...

자식에 대한 마음은 어느 누가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할 것 같다. 이 늦은 시간 부엌에서는 내가 당분간 회사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게 밥과 반찬을 싸고 있는 엄마와 철야중인 아빠의 댓가로 난 치과치료를 할 수 있다. 이런 우리 부모님만 보아도 자식에 대한 마음은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주시는데 할머니의 마음은 오죽하실까.

슬픔을 날려버리고, 회복을 구해보려했는데 오늘은 주체 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있을 때 잘 했어야 했는데... 라는 아쉬운 마음과 함께.

엄마도 오빠의 죽음으로 많이 슬퍼하면서 후회스럽다며 자꾸 우신다. 엄마가 울다 그치면 큰이모가 울고, 큰이모가 괜찮아지면 작은이모가 울기 시작한다. 형제를 잃은 슬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삼촌은 이세상을 떠났지만,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남아있는 서로에게 더 관심을 갖고, 끝까지 기도해야겠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야겠지만 모두가 괜찮아 져서 삼촌 몫까지 잘 살아야겠다.

삼촌 미안해요.
잘가요.
천국에서 꼭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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